고전을 알아야 열매를 맺는다

우리는 옛 길로 가야 한다. 옛 길은 뿌리가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.

새로운 길, 새로 나온 책은 무수한 열매들 중 하나일 뿐이다. 뿌리가 없으면 열매도 없다. 연말연시마다 서점을 점령하는 자기 관리용 다이어리들의 기원을 알고 싶다면 벤자민 프랭클린(1706~1790)의 자서전을 읽으면 된다. 랄프 왈도 에머슨(1803~1882)을 모르는 사람은 현대 성공학의 사상적 기반을 모르는 사람이다. 로미오와 줄리엣(1597)은 어떤가? TV와 소설에 나오는 이루어질 수 없는 모든 사랑의 원형이 거기 있지 않은가? 스파이크 리 감독의 ‘정글 피버(1991)’나 강제규 감독의 ‘쉬리(1998)’ 같은 영화의 비극적인 사랑은 캐플릿과 몬테규 가문에서부터 잉태되었다.

새 것에 대한 환상에 빠진 사람은 평생토록 남이 만든 매뉴얼만 읽다 끝난다. 그러나 옛 길을 살피는 사람은 뿌리를 보고 남다른 열매를 맺는다.

– “고전 그 오래된 미래를 찾아서” 중에서(<건강과 생명>, 2007년 9월호)